여러분들은 혹시 연주할 수 있는 악기가 있나요? 저는 무슨 재능은 없어서 하나를 잘하지는 못하지만 이것저것 초보 수준에서 가지고 노는 수준인데요, 이 블로그를 개설할 때쯤 우쿨렐레에 필이 꽂혀 제일 싼 거를 사다가 지금 잘 뚱땅거리고 있습니다. 이전 글에서 "나는" 음악 작품 듣는 것을 "좋아한다"를 다루면서 "Me gusta"를 언급했습니다. 그럼, 나 말고 다른 사람이 무엇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은 어떻게 표현할까요? 이번에는 "내 가족은 우클렐레를 연주하는 것을 좋아한다"입니다.
"A mi familia le encanta tocar el ukelele."
맨 처음부터 뜬금없이 A가 있습니다. 갑자기 영어처럼 시작하는 게 당황스러우실 텐데요, 이 A는 ~에게를 뜻하는 전치사입니다. 전에 언급한 me gusta escuchar는 '나에게 escuchar(듣는 것)이 기쁨을 준다'는 식으로 직역이 가능함을 알려드렸는데요, 이렇게 '좋아하다'는 뜻으로 사용되는 동사들은 스페인어에서 흔히 이런 형식으로 사용되곤 합니다. 마찬가지로, 나에게 대신에 mi familia가 자리한 것입니다. 모든 모음은 라틴식으로 AEIOU [아에이오우] 읽기 때문에 이 전치사도 당연하게 [아]라고 발음합니다.
또 다른 흔한 용례로는 '~로'로 사용하는 "Voy al hospital."이 있습니다. "나는 병원에 간다 내지는 가는 중이다."라는 뜻인데, 여기서도 a가 보입니다. 다만 al은 a+el 형태로, 몇몇 전치사들은 남성 정관사 el과 결합하여, 모음이 겹쳐 발음이 어려워지는 것을 막습니다. 병원 hospital은 h무음이므로 [오스피탈]라고 말하고, Voy는 '가다'를 뜻하는 ir의 1인칭 단수 현재 불규칙 활용형입니다.
다음 오는 mi familia[미 파'밀리아]는 순서대로 '내 가족'입니다. 혹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아시나요? 24년 기준 무려 140여 년 동안 건설 중으로 그 유명한 가우스가 설계한 성당인데, 여기서 사그라다(Sagrada)는 '성스러운'이고, 파밀리아(Familia)가 바로 이 '가족'입니다. 즉 우리말로 하면 성가족성당이 됩니다! 그 앞에 있는 mi는 '나'의 소유격 형태로, 너의(tu), 그/그녀의(su), 우리의(nuestro/a), 너희의(vuestro/a), 그들의(sus)로 사용합니다. 그/그녀/그들이 él/ella/ellos/ellas였던 것을 생각하면 뜬금없는 형태입니다. '우리의, 너희의'는 뒤에 오는 명사의 성에 일치시킵니다. 그리고 이 소유격 형용사는 뒤 명사가 복수형이면 s를 붙여 수 일치를 실현하는데,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sus casas는 '그/그녀의 집들'일까요 아니면 '그들의 집들'일까요? 답은 "이것만 가지고는 알 수 없다"입니다. 아쉽게도 이렇게 문맥상 파악해야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다음에 오는 어구는 'le encanta'[레 엔'깐따]입니다. 'me gusta'와 똑같은 순서죠. gustar보다 encantar가 더 강하게 좋아하는 느낌을 가지는 동사고 '사랑한다'고 번역할 수 있지만, 보통 사람을 사랑할 때 표현하지는 않습니다. 이제 me 대신에 넣은 것이 le인데, 이는 간접 목적격 대명사(me, te, le, nos, os, les)에서, 이제 'mi familia'를 대신하는 대명사입니다. 아니 이럴거면 'Mi familia encanta tocar~'라고 하지 뭐 하러 대명사로 치환하고, 그 앞에 전치사 '~에게'를 넣어 복잡하게 하는가 싶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고 보면, mi familia가 마치 주어인 것처럼 보이는 문제가 있어서인지, 스페인 사람들은 예전부터 습관처럼 A OO 대명사 gusta/encanta라고 표현했다고 합니다. 그럼 me gusta의 원형은 무엇일까요? 답은 'A mí me gusta'입니다 :D 전치사 목적어 대명사(mí, ti, él/ella/usted, nosotros/nosotras, vosotros/vosotras, ellos/ellas/ustedes, 006편)를 참고해 주세요.
그럼 무엇이 내 가족에게 큰 기쁨을 주는지 말하면 문장이 완성됩니다. 'tocar el ukelele'인데, 서두에 말한 우클렐레와 비슷한 단어가 보이네요. 발음은 [우'께렐레]입니다. 남성명사라서 남성형 정관사 el이 붙습니다. 남은 tocar [또까 r]은 '연주하다'를 뜻하는 동사 원형입니다. 우리말에 없는 관사는 늘 감을 잡기 어렵습니다. 정답은 많이 보면서 익숙해지는 것인데, 이렇게 뭔가 특정하지 않고 일반적인 것을 지칭할 때 정관사를 '그냥' 사용합니다. 정관사가 있어서 특별한 어떤 우쿨렐레를 말하는 것일 수도 있고, '임의의' 우쿨렐레를 말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만약 여기에 un ukelele라고 한다고 해도 틀린 게 아닙니다만, 특별한 또는 특정 앞에 명시한 우쿨렐레는 아니겠지요. 하지만 '내 가족'은 의미상 복수니까 los ukeleles라고 사용을 해 버리면 다른 의미가 됩니다. 가족 구성원이 '각각 여러 우쿨렐레'를 연주하는 게 되어버립니다. :D
우리가 뭔가 악기에 몰입할 수 있는 때는 살아가면서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사는 게 워낙 바쁘니까요. 그래도 빨래 돌아가는 동안 잠깐씩 연습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녹음된 음악을 듣는 것도 의미 있지만, 직접 튕겨서 나오는 이 부드럽고 아날로그의 음파는 우리 뇌와 신체를 평소와 다르게 자극하여 충분한 휴식을 제공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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