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어 015 : Este regalo no es igual a ese otro.

안녕하세요, 오늘은 조금 식은땀이 날 수 있는 상황을 가져왔습니다. 요즘은 생일 선물도 카카오톡 기프티콘을 쓰지만, 여전히 친한 친구에게는 직접 선물을 가져다주는 맛이 있습니다. 그런데 하필 다른 친구가 준 선물과 똑같은 걸 주는 상황을 경험해 보신 적 있나요? 저는 초등학교 때 기껏해야 연필이나 지우개나 주는 세상에서 하필 같은 종류를 준비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럴 때 뭐라고 변명을 시작해 볼까요? "이 선물은 저 다른 것과 같지 않아."

 

"Este regalo no es igual a ese otro."

 

짧은 문장인 만큼 문법적인 면을 조금 넓게 다루겠습니다. Este [에스떼]는 지시형용사 '이'에 대응하는 단어입니다. 002편에 esta obra에 등장하는 esta [에스따]의 남성형입니다. 보통 남성형은 o로 끝나고 여성형은 a로 끝나는 것이 흔했는데 어째서 este일까요? 저도 모르겠습니다 OTL. 표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지시 관형사의 변화/활용

	이	그	저
남	este > estos	ese > esos	aquel > aquellos
여	esta > estas	esa > esas	aquella > aquellas

 

놀랍게도 남성 단수 형태에서만 e로 끝나는, 마치 중성 형태로 보이게 합니다. 사실 지시 관형사(영어의 this that 등)에는 중성형이 따로 존재하는데, 이는 나중에 다루겠습니다. 우선 대상이 확실한 것(따라서 성별이 확정된 경우)에 사용하는 지시 관형사들만 알고 넘어갑시다. 

 

다음 단어는 '선물'을 뜻하는 regalo [레'갈로] 입니다. 듣기만 해도 기분이 좋은 단어네요. regalo 외에 또 흔히 쓸 수 있는 말로 obsequio [옵'쎄뀌오]가 있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regalo는 매우 일반적으로 선물을 뜻하고 상호 교환도 가능하지만, obsequio는 의례적이거나 보답 느낌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의외로 presente [쁘레'쎈떼]도 obsequio와 비슷하게 공식적인 상황에서의 선물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저도 공부하는 입장이라 어렵네요. 일단 일상적인 선물은 regalo인 것으로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다음 동사절은 010에서 살펴본 no vas conmigo와 똑같은 용법으로 no [노] + 동사입니다. 이번에는 동사가 es [에쓰]로 ser (~이다)의 3인칭 단수 활용형입니다. 왜 estar가 아닌 es를 사용하는지는 역시나 다음에 따라오는 표현이 결정합니다. 한 번 봐볼까요. 

 

igual a ['이구알 아]는 순서대로 '같다, ~과'입니다. 왠지 영어 equal과 비슷한 느낌으로, 사실은 놀랍게도 영어 equal이 구 스페인어 egual(현 igual)에서 기원합니다. 재미있습니다 ^^. 이 단어도 전치사를 수반하는데, 역시나 어떤 전치사를 쓰는지는 예시를 통해 학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목록화된 것만 봐서는 머리에 각인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비교하는 대상은 ese otro [에쎄 오뜨로]입니다. 모두 다뤘던 단어로 뜻은 '그 다른 것'입니다. 014편에서 다루는 otra의 남성형으로, 전 편에서는 여성명사 botella를 수식하는 여성형 otra 형용사였지만, 이번에는 regalo가 남성명사이기 때문에 otro를 사용합니다. 

 

한편, ese 등 지시 관형사를 지시 대명사로 바꾸는 방법이 있습니다. 악센트가 붙어서 명사가 되는 방법으로, 아래 표와 같습니다.

지시 대명의 변화/활용 (구 버전)

	이	그	저
남	éste > éstos	ése > ésos	aquél > aquéllos
여	ésta > éstas	ésa > ésas	aquélla > aquéllas

다만 최근에는 Royal Spanish Academy (RAE)에서 지시 관형사와 혼동시킬 여지가 있을 때에만 악센트를 표시하도록 했기 때문에, 본문을 바꾼 문장 "Este regalo no es igual a ese."과 같은 경우는 굳이 ése로 쓸 필요가 없습니다. 

 

제가 지시관형사 지시대명사를 공부할 때는 남성형의 의외의 형태 때문에 꽤 오래 헷갈려 했습니다. 그래도 표로 정리를 하면서 더 확고해진 느낌입니다. 다음 편도 계속 읽어주시기 바랍니다~